광주광역시 민선 8기 2년차 시정평가

총괄관리자
발행일 2024-07-04 조회수 72

민선 8기 2년 차 시정평가

총 평

2년 차 시정평가는 현 시장과 집행부에 대한 중간평가이다. 시민단체가 2년 차에 시정을 평가하는 원론적 목적은 시장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약, 임기를 시작하면서 시민들에게 제시했던 시정 방향과 철학, 정책들이 지난 2년 동안 잘 정착되어 실현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나타난 성과와 한계를 분석·평가하고, 시민사회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참여자치21은 이번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2년 차 시정을 평가하면서 근원적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지방자치에 대한 철학과 가치는 무엇인가? 지방자치 성공의 핵심 요소인 시민참여, 시민자치, 시민주권의 실현을 위해 광주시정이 펼쳐지고 있는가?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인 민주·인권·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내년이면 30년을 맞는 광주의 지방자치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지금 업그레이드되고 있는가?

 

물론 시민들의 의식주를 제공하는 산업과 일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정에서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물질적 성장만이 시민의 삶과 행복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우리보다 앞선 지방자치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시민이 정치 주체가 되어 시정에 참여하고 시민들은 그 속에서 자기 행복과 더불어 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참여와 자치를 이끄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열린 자세와 소통, 민주적 리더십은 절대 필요한 덕목이다.

 

지난 6월 25일 발표된 민선 8기 취임 2년 기자회견문에는 이러한 시민참여와 자치 강화를 위한 지난 2년 동안의 성과와 노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오로지 자화자찬식 성과와 장밋빛 계획만을 말하고 있다. 반론하면, 복합쇼핑몰 3종 세트는 누구나 누리고 즐기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출산율은 최저이고, 지역 청년 유출은 전국 최고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수도권 1극 체제’를 깨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참여자치21이 이번 평가를 진행하면서 가진 가장 큰 우려는 지난 2년 민선 8기 광주시 집행부가 시민을 행정이나 복지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밀어붙이기, 보여주기식 정책 추진, 과정보다 과도하게 성과만을 쫓는 성과주의, 마치 복합쇼핑몰 3종 세트 유치가 광주시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내세우는 과대홍보, 단기 성과에 급급한 장기적이며 융복합적인 정책 부재 등이다. 모두 관치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이다.

 

이번 참여자치21의 2년 차 시정평가는 시정평가단을 구성, 분야별로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분야는 1. 강기정 시장의 리더십, 2. 혁신 정책 및 인사행정, 3. 복지(광주다움 통합돌봄), 4. 청년 정책, 5. 문화·예술 정책, 6. 저출산 및 인구 유출 관련 정책, 7. 그 외 지역 현안(도시철도 2호선 건설, 중앙공원 1지구 특례사업, 지역 자금 역외 유출)이다. 평가 내용은 분야별 정책의 성과와 한계, 문제점 그리고 개선을 위한 제언으로 이루어졌다. 분야별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참여자치21은 지난 1년 차 강기정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 그의 언행, 시의회 및 시민사회와의 갈등, 현안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비민주성 등을 들어 독선과 아집, 불통의 리더십이라 혹평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강기정 시장의 리더십에 변화가 있었을까? 변화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특히 시민사회와의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만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강기정 시장의 태도 변화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강기정 시장의 민주적 리더십은 많이 부족하다.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무관심, 시민을 자치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대하는 듯한 태도는 아직도 여전하다. 자신은 2년 동안 제대로 된 방향을 잡고 많은 일을 해 왔는데 광주시민이 잘 몰라 주는 것 같다는 자세다. 지난 2년간 여론조사 기관의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10위권 밖의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강기정 시장은 깊이 성찰해 볼 것을 권한다.

 

강기정 시장은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변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광주다움 통합돌봄’외에는 혁신 정책이 없었다. 나머지 정책에서는 혁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광주의 묵은 숙제(5+1), △복합쇼핑몰 유치,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지산IC 진출로 개통, △백운광장 지하차도 설치,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 일부는 해결하고 나머지는 신속 추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광주 현안 5+1’중 현실적으로 해결된 사안은 하나도 없다. 일부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으나, 이 과정에서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복합쇼핑몰 3종 세트(더현대, 어등산 그랜드스타필드, 터미널 신세계 확장) 건설로 광주경제에 도움일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민과의 소통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민선 8기 광주시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해 보은 인사, 측근 인사라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임명된 행정, 산하기관 등의 인사를 보면 높은 비율로 강기정 시장의 측근 인사가 주요 보직을 채우고 있다. 단순히 측근 인사를 기용했다고 문제 되지는 않는다. 정말 능력있는 사람이 능력에 맞는 자리에 앉았는지, 더 능력있는 사람이 측근 인사로 인해 등용되지 못하는 불합리가 없었는지 하는 것이 문제이다.

 

2년 차를 맞이하면서 측근으로 도배된 인사의 문제점이 하나씩 불거지고 있다. 김광진 부시장과 김성환 이사장의 인사 기용 비판에 대해 강기정 시장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김성환 이사장은 1년도 못 채우고, 김광진 부시장은 2023년 12월, 각각 총선 출마를 위해 직을 던졌다. 산하 공공기관장 역시 평가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강기정 시장이 장을 임명한 기관들에서의 경영혁신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고, 변화된 모습도 체감되지 않는다. 강기정 시장은 지금까지의 측근 인사 결과를 냉철하게 평가해 측근에 치우친 인사를 시정하고,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른 인사가 아니라 광주시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는 인사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을 촉구한다.

최근 3년간 광주시 청년인구 순유출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2021년 43%, 2022년 56%, 2023년 71%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 순유출 인구 9,000여 명 중 70%가 청년이다. 광주시는 25개 부서에서 사업비 2,580억 원을 투입, 86개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많은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의 광주시 청년 정책은 실효성 있는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나마 ‘광주형 일자리 공제’와 청년 거점공간 사업은 정책 효능감이 높은 사업으로 제도를 좀 더 보완하고, 너무 단기 성과에 매달리지 말기를 바란다.

민선 8기 문화예술 공약은 △일상 속 문화예술 향유 기반 조성, △문화예술인 창작지원 생태계 강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정착, △문화산업 투자 환경 조성 및 기업 지원이다. 지난 2년간 ‘광주예술인지위와권리보장조례’와 ‘오월예술조례’ 제정, 예술인 복지지원전담기구(예술인보둠소통센터) 운영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문화예술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 확보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심각하다. 예산 없는 곳에 특별한 성과가 있을 수 없다. 남은 기간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 문화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또한, 광주의 정체성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여러 영역이 결합하는 융복합적 문화예술 정책을 발굴, 추진하기를 주문한다.

광주에는 현안이 많다. 그중에서 시민들이 가장 피부적으로 느끼는 것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로 인한 교통 불편과 안전의 문제일 것이다. 시민 불편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관련 민원도 폭증하고 있다. 공사 지연과 예산 폭증은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지만, 시민의 불편과 안전 문제는 광주시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광주시는 선제적 안전 조치와 준비된 책임 행정으로 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 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중앙공원 1지구 비공원시설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분양 원가 공개와 건설사의 초과이익은 반드시 환수되어야 한다. 또한, 강기정 시장은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참여자치21은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광주시민 삶의 질 향상과 행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광주시장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시민단체의 매서운 비판을 경청하고, 겸손하게 시민 곁에 다가가고, 사회적 약자·소수자에게는 늘 따뜻한 광주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민주·인권·평화를 지향하는 광주광역시장은 그래야 하고,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2024년 7월 4일

 

참여자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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